오바마, "축제 끝, 숙제 시작"

2009-01-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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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하루전인 2009년 1월 19일 워싱턴에서 자신의 지난 해 대선 경쟁상대였던 전(前)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을 기리는 초당적 만찬회 석상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시대를 맞아 미국이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숙제를 처리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식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이 80%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축하행사는 비욘셰와 보노, 스티비 원더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연출되면서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를 보여줬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의 상황에서 집무를 시작하는 셈이 됐다는 평가다.

먼저 글로벌 신용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시장 안정이 오바마 정권의 최우선 과제다. 오바마 대통령의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고문은 지난 18일 "오바마가 은행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면서 "은행이 국민으로부터 지원받은 돈을 풀지 않고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엑설런드 고문은 또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2차분 3500억달러의 집행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는 하나 이상의 배드뱅크를 설치해 금융권에 만연한 부실채권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연계 혹은 시중은행의 악성 부실채권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배드뱅크 설립이 불가피하며 정부가 부실 채권을 추가 보증하는 방안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모색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980년대 저축대부업계 사태를 처리하면서 배드뱅크 형태인 '정리신탁공사'(RTC)를 설립한 바 있다.

당시 4000여개 미국 저축대부조합 중 1000여개가 파산했으며 정부는 123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이 밖에도 의료 개혁과 차세대 에너지 개발, 중동 지역 갈등 해소 등 오바마 대통령이 처리해야 할 현안은 한두개가 아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적어도 의회와 큰 마찰을 빚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간 밀월관계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과거 어떤 대통령보다도 밀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기 위해 의회를 찾는 등 의회와의 관계 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바마는 의회를 2차례 방문하고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에 수십 차례 전화를 걸면서 공화당측 의견도 수렴하려는 의지를 표출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금융구제기금 중 2차분인 3500억 달러의 집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도 의회를 '행정부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정부기구'라고 치켜세우는 등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의회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줄리언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오바마는 변화를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른 대통령보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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