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원 “이건 아니다”...‘무리수’ 맹비난

2009-01-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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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대의원, 상집들이 보인다면 패주고 싶다”
“지금은 조용히 일에만 전념하자,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지난 19일 파업 결의 이후 현대차 노조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이하 민투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노조원들의 시각이다. 파업에 찬성하는 이도 있지만, 반대 의견을 표한 이들도 적잖다.

‘실망했다’고 이름을 밝힌 이는 19일 민투위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눈앞에 대의원들, 상집(상임집행위원)들이 보인다면 패주고 싶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조합원들이 이제는 나서서 거부를 해야 한다. 파업은 절대 안 된다”고 노조를 맹비난 했다.

또 자신을 ‘공돌이’라고 밝힌자는 “가결이던 부결이던면 현대차는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며 “지금은 조용히 일에만 전념하자, 제발 정신 좀 차려라”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윤해모)가 대의원대회에서 파업 결의를 강행한 이후 세계적 불황에 따른 회사의 경영위기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무리수를 둔다는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업체가 파산 직전에 몰린데다 쌍용자동차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예상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노조원들 사이에서 파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실제로 노조는 지난해 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는 듯 20일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또 다시 걸어 잠갔다. 노조원들의 반대가 이어지자 부담을 느껴 사실상 폐쇄한 것이다.

또 19일 파업 결의안 통과 과정에서 일부 사업부 위원회 대표와 대의원이 ‘지금 시기에 파업은 무리’라면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노노갈등’으로 내홍 조짐을 보인 것이다.

울산공장 9개 사업부 위원회 대표(공장별 노조 대표)도 대의원대회에 앞서 19일 오전 “조합원의 피로도를 고려해 지금은 동력을 결집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투쟁할 필요가 있다. 투쟁만 밀어 붙이지 말고 지금의 정세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노조집행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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