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의 공식 출범을 코앞에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의 한미 FTA 재협상 시사 발언으로 한미간 미묘한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 당선자도 그동안 한미간 불균형 무역분쟁 소지가 있는 자동차 교역과 쇠고기 등과 같은 문제를 조정한 후 FTA를 비준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미국 측의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발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우리 정부측은 재협상은 없다며 버티고 있는 양상이다. 분명 양국간 맺은 체결인데 정책당국자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오바마 차기 행정부가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 FTA 비준이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운동 당시부터 줄곧 주장해온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주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대안없이 한미 FTA 비준에 대한 자신감만 피력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몸싸움을 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FTA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과의 갈등도 야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미 FTA 재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미국측에 대해 우리측이 대안없는 주장만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오바마 시대가 도래한 시점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신용위기로 국민들의 쌈짓돈도 말라가는 마당에 한미 FTA 같은 문제로 신경을 쓰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제발 제대로 된 정책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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