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일 석공사장, ‘편지-체조’ 행보 ‘이색’

2009-01-19 19:11
  • 글자크기 설정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의 희망편지 일부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고안한 안전체조 도면 일부
 

‘희망편지’ 직접 작성, 주 1회 발송
‘안전체조’ 개발... 동작 자체 고안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직원들의 업무능률을 높인다는 취지하에 최근 이색행보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희망편지’를 직접 작성해 주 1회 직원들 개개인에게 발송하는가 하면 근무일중 맨손체조시간을 별도로 마련해 자신이 개발한 ‘안전체조’를 시행, 현장은 물론 사내 분위기를 이완시키고 있다.

◆ “반듯한 모범 기업으로 만들겠다”

조 사장의 ‘희망편지’는 지난해 8월 취임 직후부터 1월 현재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직원들에게 발송되고 있다.

조 사장은 “직원들과 격 없이 소통하면서 석공을 발전시키고 한 가족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지난해 9월 ‘1호 편지’를 통해 편지발송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석공을 모범공기업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려는 조 사장의 의지는 편지곳곳에 담겨있다.

“나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석공을 반드시 반듯한 모범공기업으로 만들겠다”, “단순히 꼴찌를 벗어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가장 역동적인 모범공기업이 되자”, “석공의 미래는 밝다. 밝아오는 새로운 석공상을 그려 본다”는 등 직원들의 신뢰를 쌓기 위해 문장 속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조 사장의 희망편지에는 물론 석공이 직면한 총체적 경영난국의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계획도 그대로 묻어있다.

석공이 1월 현재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등으로 고질적 재무․수지구조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코자 조 사장은 이른바 ‘독한경영’을 내걸고 과감한 내부 조직 개혁을 지난해 말 단행했으며 석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편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호소했다.

내부결속력 약화의 개연성을 서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 “정상적인 조직체를 우선 만들어야”

조 사장은 “외부 용역의뢰 결과 석공은 현재의 경영 상태로는 해외 석탄개발 및 다른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정상적인 조직체를 만든 다음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라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난관과 적지 않은 고통이 예상되지만 (독한경영)을 독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조 사장은 올해 초 ‘창․공․비․행’(창조적 공기업의 비전과 행로 찾기)계획을 내걸고 방만경영 종식과 새 수익모델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석공 관계자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실행과제가 설정된 상태는 아니”라면서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향후 3개월 내 실행방향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및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조 사장의 애정도 각별하다.

조 사장은 새해 발송한 첫 편지에서 “석공은 일 자체가 힘들고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오랫동안 근무하면 자칫 진폐증에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근무환경이 나쁘면 복지혜택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면서 “이런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안전체조’ 직접 개발

조 사장은 현장사고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이른바 ‘안전체조’를 직접 개발해 사내에 보급하고 있기도 하다. 본사의 경우 ‘친철체조’로 이름을 바꿔 시행하고 있다.

체조동작도 조 사장이 직접 개발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기자가 최근 석공을 방문했을 당시 오후 3시 무렵이 되자 사내 방송으로 체조음악이 흘러 나왔고 사무실 직원들은 저마다 맨손체조를 하며 긴장된 근육을 푸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안전체조’가 석공뿐만이 아닌 전국의 모든 광산과 건설현장, 제조공장 등 현장근로자들에게 보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석공 관계자는 “조 사장이 온 뒤 사내 분위기가 몰라보게 활발해 졌다”면서 “직원 개개인의 만족도도 점차 상승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