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자동차도 ‘전자제품’

2009-01-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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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1대당 전자부품 비중은 현재 20%에서 2010년 이후에는 30~40%까지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이 부분에서 독자개발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자동차로 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해질 것”
 
지난 1월 초에 열린 세계 최대의 IT∙전자 전시회 ‘CES 2009’에 자동차업계 최초로 단독 부스에 제네시스 등 자사 제품을 전시한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이같이 자동차의 전자장비(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앞 차량과의 간격을 스스로 유지하는 ‘이지트래픽’ 기술, 차량 내에서 집의 전자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카홈네트’ 등 앞으로 나올 첨단 기술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국내 선두 전장업체 현대오토넷도 자동차용 전장과 멀티미디어 카오디오 부문으로 나눠 자동차용 최신 기술의 전자장비를 선보였다.
 
   
 
현대차 CES 2009 부스 전경

   
 
현대오토넷이 개발한 광통신 이용 앞뒷자석 연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동차용 전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10~20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적용수준은 카오디오 등 제한적인 범위에 그쳤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전자장비가 카오디오 같은 주변 부품에 머물지 않고 자동차 전체 시스템의 제어, 안전 등 하드웨어적인 요소에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전기차 등 하이브리드카의 상용화를 앞두고 더욱 빨라지고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고급 외제차의 경우 전기∙전자장치의 비중이 이미 50%를 넘어섰으며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70% 수준”이라며 “제품에 들어가는 전자장비의 ‘지능’을 따져도 자동차가 TV 등 가전제품의 수준을 넘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부품-전자장비의 수직계열화를 완성시키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세계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자동차의 ‘전자산업화’에 선두에 서겠다는 것.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그룹의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와 전자장비업체 현대오토넷의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비록 올 초 무산된 바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연내 현대오토넷을 포함해 다른 전자장비 업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전자∙IT업계의 차량용 전장진출도 활발하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말 전자업계 최초로 차량전장부문에서 국제적 권위의 EMA 소프트웨어부문 능력성숙통합모델(CMMI) 인증을 획득하는 등, 각종 차량용 전자기술 개발을 통해  올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대한 차량용 제품 비중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일찍이 2000년대 초부터 차량용 전자제품 및 반도체사업에 진출해 각각 GM,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산업과 긴밀히 협력해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향후 5년간 국내 차량IT혁신센터에 1억4700만 달러(약 2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전장부문 진출을 본격화했다.
 
MS는 또 현대기아차와 합작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2010년 스포티지 후속모델을 통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뉴 IT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동차는 첨단 전자장비,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면서 2010년까지 세계 차량IT 시장 규모가 무려 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라며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산업이 아닌 전자산업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제 '자동차용 전자장비'란 말 대신 '전자제품의 하나인 자동차'로 분류될 날도 머지 않았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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