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CI, 기업경영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급부상

정석원 엑스포디자인브랜딩 대표

과거 ‘디자인’은 기업경영에 있어서 ‘조연’에 불과했다.

기업이 디자인 개발에 비용을 쓴 것은 오직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을 때, 또는 자금상의 여유가 있을 때였다.

그러나 오늘날 급속도로 발달하는 정보화시대 속에서 기업은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확립하거나 경쟁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디자인에 투자를 아끼지 않게 되었다.

바야흐로 ‘디자인’이 ‘주연’으로 급부상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에 있어서 ‘디자인’은 없어서는 안될 산소와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말이다.

이는 단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같은 공공기관까지도 경영 마인드의 도입과 더불어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디자인 분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정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시각디자인 분야이다.

시각디자인은 상징이나 기호 등으로 표현되어 개인이나 조직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각디자인의 핵심인 ‘상징’은 심벌마크(Symbol Mark), 엠블렘(Emblem), 로고(Logo) 등의 용어로 불리기도 하는데, 기업의 존재나 경영활동의 의사를 집약하고, 사업영역, 서비스 등의 내용을 단순화된 그림 또는 기호로 형상화한 것으로 오늘날 CI(Corporate Identity)라는 말로 통칭되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시각적 상징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도구로 언어나 태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경우에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컨셉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편리성을 가지고 있다.

즉, 시각적 상징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감각적이고 순간적으로 식별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경을 초월한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는 오늘날 기업들이 시각적 상징의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시각적 상징은 기업의 ‘얼굴’과도 같다. ‘얼굴’은 곧 ‘이미지(Image)’이자 ‘아이덴티티(Identity)’를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기업의 얼굴’인 심벌마크는 기업 이미지와 아이덴티티 형성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는 기업을 효율적으로 경영하게 하고 고객에게도 서비스가 잘 되게 하며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의 얼굴인 심벌마크는 CI 전문가의 손에 의해 개발되어져야 하며, 이를 관리하는 것도 기업내 CI 담당자에 의해 일관성있게 진행되어야 비로소 생명력이 있고 미래의 잠재 고객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적인 것이 된다.

개인의 성격이 개인마다 다르듯, 기업의 문화도 기업마다 다르다.

그래서 기업의 심벌마크는 기업의 이념 또는 철학, 기업의 목표 등을 시각적으로 고객에게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므로, 이러한 시각적 요소들이 잘 관리되지 못한다면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주게 될 것이다.

한번 손상되어진 기업 이미지는 이를 복구하는 데만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된다. 따라서 기업의 CI 개발은 시각적으로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기업의 철학을 일반 대중에게 신뢰감 있게 인식시키는 것이 성공적인 미래를 위하여 더욱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필자약력>
서울대 산업디자인과 졸, 고려대 경영대학원 졸업 (경영학 석사)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디자이너, 월간 디자인 편집장, 대전엑스포조직위원회 디자인실장 역임
현, 엑스포디자인브랜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