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컨버전스 시장 선점 위해 '올인'...방통위 '눈치'
-SK, IPTV 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중점'
컨버전스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IPTV(인터넷TV)를 두고 KT와 SK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인 IPTV에 대해 KT는 올해 투자를 확대해 시장 활성화에 본격 나설 계획인 반면, SK는 올해 IPTV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무게 중심을 둔다는 전략이다.
KT는 IPTV 사업에 지난해까지 IPTV에 1조64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도 망고도화 이외에 콘텐츠, 플랫폼, 단말기 개발 등 순수하게 IPTV 사업에 360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2400억원보다 12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또한 KT는 올해 IPTV가 활성화되면 전체 가입자가 330만명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IPTV 가입자를 초고속인터넷 점유율 수준으로 끌어올려 올해 IPTV 가입자 목표를 160만명 수준으로 잡았다.
KT 관계자는 "올해 IPTV는 실시간 채널이 확대되고, 쌍방향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이뤄짐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수 콘텐츠와 실시간 채널 확대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SK는 IPTV 시장 활성화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에 IPTV보다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중점을 두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IPTV 시장 활성화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서 SK텔레콤은 IPTV에 대한 무리한 투자보다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며 "IPTV 가입자 확보가 결국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이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콘텐츠, 플랫폼, 단말기 등 순수한 IPTV 투자액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네트워크(망고도화)와 콘텐츠, 단말기 개발 등 IPTV와 관련해 560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망고도화를 제외하면 순수하게 IPTV에 투자한 비용은 2000억원 수준이다.
아직까지 올해 IPTV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IPTV 사업자 선정시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투자액은 총 4200억원. 이중 망고도화를 제외한 콘텐츠, 단말기 등 순수 IPTV 투자액은 1500억원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PTV 시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게다가 방송통신위원회가 IPTV 사업을 야심차게 밀고 있어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더라도 방통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반면, SK(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유선시장에서 탄력을 받기 위해 아직 시장성이 불투명한 IPTV보다는 초고속인터넷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방통위가 IPTV 활성화 및 기술개발에 앞으로 3년간 869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인 가운데 KT와 SK가 IPTV 사업에 어떤 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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