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구택 회장 사퇴..“외풍 때문 아냐”

2009-01-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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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흔드는 정권" 비판 일어

지난해 매출 30조6420억원과 영업이익 6조5400억원, 순이익 4조4470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철강 거함'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이 자진 사퇴했다.

현 정권 출범 이후 줄기차게 사퇴압력을 받아왔던 이 회장은 15일 여의도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CEO포럼에서 오는 2월 27일 주총을 마지막으로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새로운 CEO를 선임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사회에서도 이를 수용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임기를 1년 남기고 퇴임하는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CEO는 임기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비상경영 상황에서는 새 인물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풍에 의한 사퇴는 전혀 아니다”라며 “회장 재직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포스코는 대주주와 전문 경영인이 없는 회사여서 이사회 중심 체제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 경영인과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견디기 가장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이러한 경영제도가 우리나라에 정착이 돼야 우리나라 기업이 발전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2007년 사퇴설이 나왔을 당시 임기를 지속해왔고, 당초 2009년에 회장직에 물러나겠다고 의사 표명을 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포스코 민영화 이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어떠한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기반을 구축해 소임을 완수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후임자에 대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힐 뿐 일각에서 거론되는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회장이 임기를 1년 남겨놓고 사의를 표명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현 정부와의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구택 회장은 차기 회장이 선임되는 내달 27일 포스코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이사회 후 회장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해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CEO추천위원회는 후임 인선 과정에서 외부 인사를 포함, 100여명가량의 사내·외 후보자 리스트를 만들고 광범위한 인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으로 5회 가량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친후 다음달 6일 이사회와 27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차기 회장후보로는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친동생인 박한용 포스코 전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최근 사의를 밝힌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교체 1순위로 거론되는 강만수 장관,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 이희범 무역협회장 등이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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