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업계 "규제 때문에 장사 못 하겠네"

2009-01-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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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준칙 금융상품 획일화 영업위축 우려

투자자보호를 위한 표준투자권유준칙이 펀드업계는 물론 고객 사이에서도 지나친 규제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펀드업계는 당장 영업자율 축소에 따른 수익감소를 우려하고 있고 고객 입장에선 지나치게 까다로와진 상품 가입절차가 불만이기 때문이다.

1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내달 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투자자 정보에 따라 투자권유가 가능한 금융상품을 제한하는 표준투자권유준칙이 도입된다.

준칙은 금융회사가 고객 투자성향과 금융상품 위험도를 5단계로 분류해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만 권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7개 문항을 통해 투자자 성향이 안정형부터 공격투자형까지 5단계로 나뉜다.

문제는 공격투자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투자자가 거의 없어 초보자는 주식형펀드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김혜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유형과 그에 맞는 금융상품 기준이 획일화돼 있다면 다양한 투자자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제도가 시행되면 소극적인 영업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불완전판매를 포함한 불법영업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가 필수적이지만 투자자와 업계로부터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증권업협회가 전날 펀드업계를 대상으로 마련한 표준투자권유준칙 설명회에서도 이런 불만이 쏟아졌다. 먼저 주식형펀드나 파생상품을 스스로 가입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상품을 소개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화나 온라인으로 투자를 권할 때도 투자권유 적합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 준칙 시행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선 창구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염려도 나왔다.

투자자도 불만스럽긴 마찬가지다. 증권사 창구를 찾은 K(45)씨는 "전에는 상품 가입에 30분도 안 걸렸지만 요즘은 절차가 복잡해져서 1시간 이상 걸린다"며 "점포에 손님이 많을 경우에는 기다리다 한나절이 다 간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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