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는 '신격호 자충수?’

2009-01-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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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뽑으려면 15년"…사업성 낮아 신격호 회장 고집…주상복합 전환 가능성도

정부가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 건립이 오히려 롯데그룹 측에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이 내세우는 상징성은 차치하고 경제성만 보면 득이될 게 없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 8만7000여㎡ 부지에 112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모두 9개의 건물을 지어 250실 규모의 6성급 호텔과 오피스, 면세점, 피트니스클럽, 전망대, 백화점 등을 들일 계획이다.

롯데는 정식 허가가 나는대로 이르면 올 상반기 공사에 착수해 오는 2014년께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사업비는 2조원 가량이 투입되며 공사기간 동안 연 인원 250만여명, 완공 뒤에는 2만3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롯데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를 건립하는 게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한 인사는 "서울시에서는 제2롯데월드가 수익을 내는 데 15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사업 허용을 두고 특혜라고들 하는데 롯데 입장에서는 결국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는 세계적인 관광타운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내 중심가나 관광명소와의 접근성이 떨어져 효과가 기대만 못 할 것"이라며 "'관광타운' 안에 있는 오피스에도 누가 들어오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롯데 측도 제2롯데월드가 사업성이 낮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도 제2롯데월드가 10년 이상 적자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롯데가 15년간 줄기차게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해온 것은 단지 신격호 회장의 고집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그룹 주변에서는 신동빈 부회장 등 그룹 2세들은 제2롯데월드사업을 반기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고집이라기 보다는 세계적인 관광타운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봐달라"며 "2세들도 사업을 적극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가 실제 사업성이 낮은 만큼 사업 계획이 전면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출신 인사는 "타워팰리스도 처음엔 초고층 업무용 빌딩으로 지으려 했던 것을 주상복합아파트로 전환해 성공한 경우"라며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 제2롯데월드 계획도 주상복합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주상복합으로의 사업계획 변경은 고려해본 적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수익성만 따지면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는 게 낫다"면서도 "큰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만큼 주상복합 전환은 검토해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롯데가 제출한 사업계획상에는 주거와 관련한 사항은 담겨 있지 않지만 롯데가 계획안을 수정해 다시 제출할 경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심의해 통과되면 주상복합아파트 건립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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