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SH공사(사장 최령)의 연초부터 겹겹이 쌓인 악재로 난항을 겪고있다..
1조70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동남권유통단지의 분양률은 현재까지도 10%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입주를 마친 서울 송파 장기지구에선 부실시공 논란으로 입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청계천상인연합회(이하 청상연)에 따르면, 동남권유통단지 내 전문상가(가든파이브)의 입주율은 현재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의 총 점포수는 8000여개로 이 중 청계천 상인 이주목적으로 특별분양 중인 물량은 6000개다.
상황이 이렇자 당초 예정됐던 4월 공식 개장도 이미 올 하반기로 미뤄진 상태다. 서울시와 SH공사는 특별공급 일정을 오는 2월말까지 연장하고, 한 점포당 5000만원씩 융자를 알선하는 등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정작 상인회 측 반응은 냉담하다.
엄명학 청상연 회장은 "서울시가 한 점포당 5% 금리로 5000만원씩 융자를 알선해주겠다고 했지만 평당 4000~5000만원을 호가하는 분양가를 감당할 수 없다"며 "상인회가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지만 상인들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엄 회장은 "SH공사와 서울시 측은 여전히 '조성원가로 분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인들이 요구하는 평당 500~600만원선이 맞다'며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한 점포당 공급면적이 23평이라고 해도 실평수는 7평 뿐인데 이런 점포가 4억~5억원이라면 대체 평당 얼마라는 얘기냐"라며 분노했다.
SH공사 고위 관계자는 "분양이 수월하지 않을 경우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라며 "상인회측과 일반에 분양할 경우 서울시와 SH공사 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청계천 이주상인을 위해 조성된 전문상가를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는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입주를 마친 송파구 장지동 장지지구에서도 문제가 터졌다. 여기저기 균열이 생기고 물이 새는 등 부실시공 논란으로 입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장지지구 3단지 주민 김모(30·여)씨는 "벽에서 물이 새고 곰팡이가 벽을 덮는 등 문제가 많다"며 "벽에는 금이가고 주차장엔 물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공할 당시 방수처리가 미흡했을 수도 있다"며 "아파트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완식 SH공사 홍보팀장은 "지난해 12월 1차 보수를 마치고 전문기관에 정밀진단 의뢰를 해놓은 상태"라며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