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넷 합병부담 던 현대모비스, R&D에 올인

2009-01-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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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현대모비스가 전장사업 확대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얻기 위해 추진했던 현대오토넷 합병을 연기하면서 넉넉해진 유동성을 무기로 올해 연구개발(R&D)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5조원의 올 매출 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R&D 비용으로 2000억원을 배정한 모비스의 투자금액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최대 규모이자 지난해보다 60%나 증가한 금액이다. 합병 연기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활용해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비스는 지난 7일 합병 무산 직후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 특히 자동차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어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을 우선시 돼야 한다고 판단, 합병계약을 해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 탓에 대규모 주식매수청구 금액 지급에 따른 유동성 악화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오토넷 인수 연기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던 모비스는 당시 “자동차 전자화는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회사의 장기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바, 향후 전장사업 확대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에 따른 자금 문제가 해갈되고 나면 어느 시점에서는 오토넷 합병을 재시도 한다는 의중인 것이다.

이에 따라 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최대 화두인 친환경 차량·전장 부품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 부품 개발에 1000여억 원을 투자하고, 현재 60여명인 이 분야 관련 연구 인력도 국내외에서 박사급 200여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한 양산을 앞둔 ‘구동모터’ 및 ‘IPM(통합패키지 모듈)’ 등 하이브리드차 핵심부품은 하반기 출시될 아반떼 LPI와 포르테 하이브리드차에 본격 장착을 시작하고, 적용차종도 확대키로 했다.

매출 규모도 지난해 수준인 15조원으로 정했다. 국내가 8조9000억 원, 해외가 67억 달러다. 지난해보다 국내는 4.2% 감소했지만, 해외는 4.7% 증가했다. 불황이 걱정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인 수출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시장 감소분을 해외에서 메우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모듈 사업부분의 경우 연산 30만대 규모인 미국 조지아 공장과 체코 공장을 가동하고,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외 생산거점도 기존보다 3곳을 늘려 26개로 확장하고, 에어백·램프·제동·조향 등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는 스페인과 이집트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건립해 해외 물류센터를 19개로 확대해 세계 어느 곳이든 2일 이내에 배송을 끝낼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키로 했다.


현대모비스 김동진 부회장은 9일 경영전략세미나에서 “글로벌 경기 불황은 우리와 같은 후발업체가 선진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는 분명한 호기”라며 “올 한해를 핵심 기술 역량은 물론 영업 및 마케팅 역량 강화를 통한 ‘발로 뛰는 한 해’로 생각하고 세계 경기불황을 헤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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