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시스템, 조사대행, 여행’ 부문이 서비스 적자 주범으로 지목됐다. 가장 많은 달러가 새고 있다는 것인데, 경제성장률 둔화로 수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11일 ‘서비스수지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3년간(2006년~2008년 11월) 서비스수지 적자를 분석한 결과, ‘항만시스템’, ‘조사대행’, ‘여행’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743억 달러에 이른다”며 “이 수치는 전체 서비스 적자(540억 달러)의 1.4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환율급등으로 여행수지가 흑자를 나타내고 있지만 항만경비 및 시장조사·여론조사·광고 부문 적자로 서비스수지가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수지의 흑자 전환을 위해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여행수지가 4억2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수지는 1억3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서비스 수지 적자의 9배의 금액이 ‘항만시스템’(9억2660만 달러 적자), ‘광고·시장조사·여론조사 등 조사대행’(2억5590만 달러 적자)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상의는 “항만경비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국내 항만 경쟁력이 싱가포르, 홍콩 등에 비해 열세에 있어 외국 선사의 국내 항만 이용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운항항만경비 지급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 부문 적자의 큰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보고서는 해외선박의 국내 항만 이용을 늘리기 위해 “항만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항만시스템에 전자태그(RFID)기술 등과 같은 IT융합 물류시스템과 선박의 초대형화 추세에 맞는 항만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까지 광고, 시장조사, 여론조사 부문 누적적자도 약 29억 달러로 2007년 연간 적자 규모(약 23억원)를 초과했다. 보고서는 “국내 광고·시장조사·여론조사 기업들이 영세성에서 벗어나도록 지식서비스 산업 범주에 이들을 포함시켜 조세를 감면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90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여행수지에 대해서는 “최근 흑자는 국내 경기급랭과 환율급등에 따른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면서 “이는 외국인 여행객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 서비스 품질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수출드라이브가 필요한 때”라며 “서비스 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이번 위기를 이용해 구조적인 열세를 개선해 나간다면 불황탈출 뿐 아니라 녹색성장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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