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영업익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통신ㆍ에너지는 4분기 실적호전 기대감
국내 주요기업이 일제히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번주부터는 경기부양 기대보다 실제 지표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11일 증권정보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00대 대표기업은 4분기 영업이익이 14조7000억원으로 직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4%와 1.4%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분기 11.9% 감소에 이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는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이듬해 1월 들어 더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통신ㆍ에너지를 비롯한 일부 실적호전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적악화 증시 자금유입 제한=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주식시장 수급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기업실적 악화는 증시 자금유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들어서면 실적 악화에 대한 경계감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이 때문에 해당 종목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다만 각국 정부가 공격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도 매도 공세를 늦추고 있어 실적 악화에 따른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4분기 실적부진이 주가에 미리 반영됐기 때문에 증시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4분기 경제지표가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일부 기업에선 어닝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주가가 실적악화를 미리 반영하며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실적시즌이 주는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실적시즌과 맞물려 경기부양 재료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수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통신ㆍ에너지 실적 강세=경기침체 속에서도 통신ㆍ에너지 업종은 4분기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돼 주목된다.
12월 이동통신시장이 안정을 보이면서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3개사는 실적호전을 낙관하고 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영업이익이 오히려 증가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통신ㆍ화학 업종은 올 1분기에도 실적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변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경기불황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어 선전이 예상된다"며 KT와 SK에너지를 코스피 1200선에서 매수할 만한 종목으로 제시했다.
LIG투자증권은 SK에너지에 대해 석유개발과 윤활유 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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