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인천 계양산에 골프장과 근린공원 등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스카이 힐 인천' 사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사업 예정지 인근을 지나게 되는 경인운하 사업이 확정되면서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찬반 논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인천 계양산 자락의 다남동과 목상동 일대 소유부지에 18홀 규모의 대중 골프장(96만5000㎡)과 테마공원ㆍ수목원 등 근린공원(79만7000㎡)을 조성하는 사업을 올해 인허가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예정지 중 일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해당 부대가 개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다 지역 시민ㆍ환경단체의 반대가 거세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경인운하 사업이 재개됨에 따라 경인운하를 계기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지역사회의 기대감이 반영돼 골프장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경인운하 사업을 환영하는 지역시민들은 경인운하와 골프장, 근린공원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한욱 경인운하지역협의회 위원장은 "계양산에 테마공원과 수목원이 들어서면 경인운하 주변에 조성되는 위락시설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이용객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라며 "인천 북부가 낙후된 지역인 만큼 지역시민들도 계양산 공원이 운하와 함께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를 적극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골프장 건설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인운하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잠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계양산 롯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의 유종반 위원장은 "골프장과 운하 등 현안이 몰려 있어 시민단체들이 활동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지금까지는 운하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는데 현안에 따라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산돼 골프장 반대논의가 뭍혀버릴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노현기 시민위 사무차장도 "운하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도 적극 반기고 있다"며 "경인운하 사업이 확정돼 이들의 입지가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사무차장은 "운하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계양산만은 지켜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며 "계양산 골프장 부지와 경인운하가 지리적 연계성이 큰 만큼 골프장과 운하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연합해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측도 경인운하 사업 확정에 따른 득과 실을 따지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경인운하 사업과 골프장 건설사업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보진 않았다"면서도 "경인운하와 골프장사업이 모두 찬반 논쟁이 거센 사안이라 시민단체들과의 '전선'이 확대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인운하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골프장사업을 운하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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