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이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기업 등 5개 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9287억 엔으로 11월말 보다 36억 엔 감소했다.
이들 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9개월간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원·엔 환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환차손이 우려되는 데다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 대출 상환이 증가하면서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규 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대출 상환이 많이 이뤄지는 연말이 겹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초 외환은행의 원·엔 고시환율은 1991년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인 100엔당 1600원 수준까지 급등했고 시중은행의 1년제 엔화대출 금리는 지난해 7월 연 4% 수준에서 지난달 연 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예컨데 원·엔 환율이 740원대였던 지난해 7월 초 10억 원을 엔화로 대출 받은 고객의 경우 지난달 초 기준 원금은 약 11억6000만 원, 연간 이자는 약 3500만원 가량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한 데다 환차손과 이차손실 우려로 기업의 대출 수요도 줄었다"며 "지난해 원·엔 환율 급등락을 경험했기 때문에 올해 엔화대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은행의 달러화 대출도 지난해 말 현재 97억47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3억6300만 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외화 대출 규모는 202억2300만 달러로 한 달 새 1억7800만 달러 증가했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대출의 달러화 표시 잔액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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