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작년 '외형 커졌다'

2009-01-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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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은 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건설사 가운데 6개 건설사가 10조원을 넘어섰고, 일부 업체의 해외 수주는 전년 대비 2-3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특수로 중동 플랜트 수주가 호황을 누렸고, 환율까지 급등해 예년에 비해 해외 수주금액이 크게 증가한 까닭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16조4000억 원을 수주하며 10대 건설사 가운데 수주 1위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07년의 11조7711억 원에 비해 39% 증가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해외공사의 경우 지난해 쿠웨이트 아주르 정유공장, 카타르 라스라판 수전력 공사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2007년보다 90% 늘어난 7조1000억 원을 수주했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2007년 대비 15.6% 증가한 9조3000억 원을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택 분양사업이 줄어든 대신 해외 플랜트.건축 공사와 국내 건축, 토목, 재개발.재건축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결과"라고 말했다.

수주 실적 2위를 차지한 GS건설은 지난해 국내 7조3700억 원, 해외 4조8300억 원 등 총 12조2000억 원을 수주하며 종전 최고 실적인 2007년의 10조6380억 원을 갈아치웠다.

국내 수주가 2007년 7조5510억 원에서 지난해 7조3700억 원으로 소폭 감소한데 반해 해외 공사는 이집트, 오만 등 플랜트 수주 호조로 3조870억 원에서 4조8300억 원으로 56% 증가했다.

2007년 국내외에서 10조294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대우건설은 지난해 소사-원시간 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BTL), 알제리-오만 비료공장 등 모두 12조300억 원을 따내며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의 경우 2007년 1조6121억 원에서 지난해 2조8447억 원으로 늘어 76.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11조5000억 원 가량의 신규 물량을 수주해 역대 최고치였던 전년도(8조7456억 원)의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수주가 2007년 7조2922억 원에서 지난해 7조4000억 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과 달리 해외건설 수주는 1조4534억원에서 4조1000억 원으로 무려 182% 늘었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처음으로 각각 10조1000억 원, 10조44억 원으로 수주 10조 원을 넘어서며 상위 5대 건설사를 위협했다.

포스코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해외실적이 증가한 것과 달리 해외 수주액은 감소(-38.9%)한 반면 국내 공사가 8조66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3% 늘었다. 롯데건설도 국내 수주가 전체 물량의 90% 수준인 9조 원에 이른다.

시공능력평가 5위의 대림산업은 지난해 총 9조3000억 원을 따내 10조 원 고지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해외 수주 성장(127%)에 힘입어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만큼 수주고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단 가입 등으로 자금줄이 막혀 공격적인 수주가 어렵고, 지난해 효자 노릇을 했던 해외 사업도 유가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발주가 지연되거나 물량이 축소되는 등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수주 외형은 커졌지만 원자재값 상승 등의 악재로 영업이익 등 수익은 2007년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경기 활성화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경인운하, 녹색뉴딜정책 등 대규모 공공공사 수주에 주력하면서 실적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분양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주택 수주 물량도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며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대형 업체간 공공공사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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