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주)는 경인운하 사업을 위해 수자원공사를 비롯, 건설사들이 참여해 지난 1999년 출범한 회사. 물론, 현대건설도 여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경인운하사업을 민자사업이 아니라 공공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경인운하(주)의 속앓이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민자로 추진될 경우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가 많은 경인운하(주)가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 그래서 2004년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회사를 유지해오면서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공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사업권 수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공을 들여온 경인운하(주)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그래서 내부에서는 과거 수공과 체결했던 협약을 들며 법적 소송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볼멘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경인운하(주) 관계자는 "소송제기의 당위성은 있지만 주주사가 직접 해야할 사안"이라며 "아직 확정된것은 없지만 검토중인 것 만큼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현대건설의 눈길은 다르다. 경인운하(주)의 핵심 주주이면서도 오히려 경인운하(주)의 행보와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대건설의 움직임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입찰을 통한 수주전에서 자신이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며 조심스런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현대건설 관계자도 "경인운하(주)가 법적 소송을 검토한다는 말이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차분히 준비할 것"이라고만 간단히 말했다.
굳이 정부를 상대로 이러쿵 저러쿵 할 필요 없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다는 것.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토목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두 살림을 하는 묘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여유를 주고 있는 것이다.
경인운하(주)는 현대건설 외에 한국수자원공사, 코오롱건설, KCC건설, 극동건설, 금호건설 등 11개사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