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국내 제너릭(카피약)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6일 제약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너릭시장 규모는 원외처방전 기준으로 약 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2001년 포사맥스, 2003년 조코, 2004년 노바스크, 아마릴 2006년 플라빅스, 그리고 지난해의 리피토까지 소위 1000억원대 이상 처방되는 블록버스터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제너릭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다.
올해도 약 300억원대 시장으로 추정되는 고혈압약 ‘코자플러스’ 와 약 200억원대의 면역억제제 ‘셀셉트캡슐’도 특허만료가 예정돼 있어, 제너릭시장은 더욱 팽창할 전망이다.
오는 6월 특허만료 예정인 코자플러스를 포함해 코자 제너릭시장에는 무려 90여개 제약사가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특허 만료된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와 코자의 제너릭
시장이 추가 성장할 경우 올해 제너릭 시장규모는 약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될 때마다 해당 성분의 제너릭이 급팽창하는 것은 다수의 제약사들이 제너릭시장에 동시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너릭은 특성상 제품력보다 시장적시 출시와 점유율 확대가 주요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제약사가 동시에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제너릭시장에서 점유율 순위가 결정되면 큰 이변이 없는이상 순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매출이 이어진다는 시장특성 때문에 시장진입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리피토의 경우 대부분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복제약(카피약)을 출시, 사상 초유의 과당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특허가 만료된 MSD의 고혈압치료제 코자(성분명, 로자탄칼륨)는 무려 44개 제너릭 의약품이 일제히 출시되면서 제너릭 발매 1개월만에 오리지널 약인 한국MSD ‘코자’의 시장점유율이 51.1%로 절반이나 떨어졌다.
국내 제약사들의 제너릭 의약품들이 발매 1개월만에 4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버린 셈이다.
더욱이 제너릭시장의 과당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 이전에 특허가 완료된 MSD의 또다른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골다공증치료제인 ‘포사맥스’의 경우 약 2년에 걸쳐 시장점유율이 20%까지 떨어졌다.
또 2004년에 출시된 노바스크와 아마릴의 제너릭은 출시 9개월만에 40% 내외로 성장했고, 리피토 또한 제너릭 출시 6개월만에 46%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한국MSD 코자는 제너릭 발매 한 달만에 50% 가까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너릭시장의 과당경쟁 원인에 대해 “리피토의 경우 특허가 만료되자 약 30여개 국내 제약사들이 일제히 카피약을 출시해 특허분쟁 소송까지 진행됐다”며 “제너릭은 업체들간의 경쟁심화로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시장 확대추세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