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타협인가, 파행인가…이번 주가 분수령
27개 쟁점법안 처리 둘러싼 치열한 ‘밀고당기기’
임시국회 종료도 3일을 남겨둔 가운데 27개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수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5일 ‘대화의 장을 열어놓겠다’는 방침을 피력했으나 본회의장 점거해제까지 요구하는 등 부수조건을 내걸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로텐더홀 점거농성을 해제하긴 했으나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을 믿을 수 없다’며 쉽사리 대화에 응하지 않을 분위기다.
◇與, ‘구밀복검’ 전략 구사
한나라당은 표면적으로는 민주당과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에 ‘선(先) 국회점거 해소’ 의사를 전달, 틈만 보이면 이번 임시국회 내 85개 법안 일괄처리라는 당론을 관철시킬 전망이다.
차명진 대변인은 “민주당이 본회의장과 상임위 농성도 해제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재확인 했다”며 “여야 협상은 추후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내부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 ‘기싸움에서 밀려선 앞으로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압력도 예상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특단의 대책도 불사할 것이라는 의지로 해석된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 몰린 여당이 앞으로 ‘쟁점법안 가합의안’ 등 미끼를 던진 다음 야당이 일시적으로 농성을 푼 것을 틈 탄 ‘날치기 처리’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진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일단 본회의장만 비우면 대안은 생긴다는 듯한 입장이다.
박희태 대표도 이날 민주당의 로텐더홀 농성해제도 “겨우 복도 비워놓고 생색내는 것은 양보에 대한 도전”이라며 본회의장 점거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민주, “8일까지는 버티자”
민주당은 임시국회 종료까지 본회의장과 상임위 점거를 풀지 않고 버티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김 의장이 사실상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긴 했으나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의 원내대표 자격까지 물고 늘어지는 만큼 대화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대화를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지금 이 시점에 적절치 않다”면서도 “본회의장과 상임위 철수 문제는 한나라당과 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시기에 정상화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당내 한 중진의원도 “김 의장이 이날 원내대표 회담 때 제시한 ‘가합의안’도 민주당이 수용할 만한 별다른 내용이 없는 듯 했고, 협상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도 안 됐다고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민주당이 본회의장과 상임위 점거 해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면서 임시국회 파행이 유력해진 상태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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