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에 대마불사는 없다

2009-01-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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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타격 심해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로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이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위기 근원지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대기업들의 재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으며 중소기업보다 자금 압박의 정도가 심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독일 Ifo 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를 통해 금융기관들은 주로 대기업들에 대한 대출 조건을 바짝 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신용위기로 금융권이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조이고 있다. 사진은 파산 위기에 몰린 GM 본사.

이는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금융권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은행들이 대규모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또 다국적기업보다 현지 기업들과의 금융거래를 선호하는 흐름도 대기업들의 금융권 이용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데이터제공업체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들은 신용 확장을 통해 성장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역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Ifo에서 이번 조사를 주도한 앙드레 쿤켈 책임자는 "지난 수년에 걸쳐 대기업들은 순조롭게 금융권을 이용했지만 최근 수개월에 걸쳐 신용 조건이 급격히 악화됐다"면서 "대기업들에 대한 대출 조건이 크게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ECB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의 68%가 대기업에 대한 신용 조건을 강화했다고 답했으며 중소기업에 대한 조건을 강화한 은행은 56% 정도였다.

연준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참여한 은행 중 95%가 대기업에 대한 대출 조건을 강화했다고 답했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조건을 강화했다고 밝힌 90%에 비해 5%포인트가 높은 수치다.

유로존 최대 경제구역인 독일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Ifo에 따르면 독일 은행의 48%가 대기업에 대한 대출 조건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같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조이고 있다고 밝힌 은행은 전체의 35%였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이같은 변화가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마킷의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소기업들은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반대로 대기업들의 위험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이 감원과 감산 등 구조조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상황을 반영해주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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