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조정장 경기방어주 비중확대
회복기엔 정책 수혜주 IT업종 주목
지난해 우울했던 장을 뒤로하고 올해가 깊어갈수록 증시가 회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8명은 올해 경제와 증시전망에 대해 각 기업들의 분기실적 악화와 실물 경기침체로 당분간 불안한 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글로벌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2010년 이후 글로벌 경기는 회복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해 국내 증시는 변수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750~1500포인트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한차례 하락세를 경험하고, 하반기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증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도 상반기에는 경기방어주의 비율을 높이고 하반기에는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상반기 조정장세 지속=
오상훈 SK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는 하반기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저효과 요인이 크고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어 빠른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예상되고 이머징 국가 경제도 모멘텀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침체로 수출이 빠른 속도로 둔화돼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국 등의 기업 실적 악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지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대로 예측할 정도로 내수경기 침체 우려가 심각한 수준이다. 다만 정책기대감에 의한 안도랠리와 구조조정 이슈 부각에 의한 반락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내 건설경기 부양책이 증시침체를 소폭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용원 현대증권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 산업계마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적지않은 기업의 도산 우려가 크다"며 "그러나 경기둔화 속에서도 정부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들이 존재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금융기관의 레버리지축소도 문제다.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잠재적인 부실이 주가를 억누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오상훈 센터장은 "100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 과 중소기업 및 우량 개인과 개인사업자(SOHO)대출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 기대=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겪은 내수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고강도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센터장은 "경제 정책과 유동성 확대가 주가상승을 이끄는 주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 증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0년이 가까워질수록 경제지표 개선이 기대되고, 구조조정 이후 시장 재편과정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의 성장이 높아질 전망이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기업이 생사의 기로에서 어려움을 겪겠지만 하반기까지 살아남는 기업에게는 하반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통화완화 정책과 내수부양을 위한 경제정책에 힘입어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진행될 전망이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하반기에 경상수지 흑자와 함께 환율이 안정되면 경기와 기업실적에서 회복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센터장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다소 변동장세가 예상되나 이후에는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증시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 전략=
전문가들의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전망은 다소 일치되는 측면이 많다. 글로벌 경기흐름에 국내경기도 역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센터장들이 현금비중을 높이고 보수적 관점을 고수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경기 방어주에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유했다.
문기훈 센터장은 "통신서비스, 음식료 등 소비민감도 낮고 과점적 지위에 있는 내수대표주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출기업들을 주축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전망했다.
한편 1분기에는 정책 수혜 기대주의 비중을 늘리고 2분기 이후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영훈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전반적으로 경기방어주가 유리하겠지만 2분기 이후에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라 반도체나 철강 자동차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용원 센터장은 "특히 1분기에는 에너지 산업재 경기소비업종 등 이머징마켓의 경기민감주와 금융위기 민감주의 비중확대가 유효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경기지표 개선과 구조조정 마무리로 모멘텀 반전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민감주를 늘려나갈 것을 주문했다.
특히 IT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상훈 센터장은 "IT업종은 상반기까지 세계적인 수요약화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동시에 산업내 경쟁구도 재편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경기 회복시 장기적 생존가능성이 높은 국내 주요기업에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금융, 조선, 건설 등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업종 대표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