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에도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자금중개기능 위축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성태 총재는 31일 신년사를 통해 "기준금리는 물가의 하향 안정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회복 및 금융시장 상황 개선에 초점을 두고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며 "기준금리 조정의 유효성을 점검해 가면서 금융시장 불안 심화로 경기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신용경색 해소와 관련해 "공개시장조작과 총액한도대출을 적극 활용해 신용공급이 제약되는 부문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제고 노력을 지원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더 위축될 경우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수단의 활용여건 개선에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통화안정증권 발행이 보다 원활히 이뤄지도록 통합발행제도와 우선모집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증권의 담보 활용폭을 넓히고 담보가액 인정비율제를 도입해 대출제도의 유연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의 담보부담 완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금융불안 대응 과정에서 도입된 각종 정책수단과 기존의 통화정책체계간 정합성을 점검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면서 늘어나는 한국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금융시장이 호전됐을 때 시장친화적으로 정리하는 방안도 미리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냈다.
이 총재는 "새해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신장세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라며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지속과 경기위축으로 신용경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종대부자로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과 폭넓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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