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중) 삼성카드, 회사채 발행 급증 '유동성 위기 논란'

2008-12-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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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삼성카드가 지난 해보다 2배 가까운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카드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 한해 동안 3조2245억 원(12월 26일 현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2007년 회사채 발행 규모(1조6442억)의 2배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71%(3060억), 35%(1030억)의 회사채를 늘렸고 업계 1위 신한카드는 24%(9378억)를 줄였다.

이에 카드업계는 관계자들은 삼성카드가 금융위기의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중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대량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것은 최근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최근 삼성카드의 차환채(기발행채가 만기도래 했을 때 이를 갚기 위해 또 다시 발행하는 채권) 발행이 많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9월 15일 이후 1조1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분기가 채 안되는 기간에 올해 발행한 회사채의 3분의 1을 시장에 내놓은 셈이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도 "삼성카드의 회사채 발행 급증은 단기 유동성이 부족해 운용자본 확충 차원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현재 큰 어려움 없이 자본을 운용하고 있고 올 들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의 골이 깊어져 가용자금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기 위함"이라며 "이 같은 자본 확충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월초부터 9월말까지 전년총액보다 46% 많은 2조4045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융 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한 10월부터는 하루에 한번 꼴인 82번에 걸쳐 8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시중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10월 이후 회사채 발행 횟수를 늘린 것에 대해 "거의 매일 수차례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단기자금 확충에 대응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또 "최근 채권 금리가 높아 카드사로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수 있어 채권금리 하락을 기대해 필요한 자금을 여러개로 쪼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타 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8% 중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삼성카드는 최고 9%대를 기록한 것도 의구심을 높이고 있다.

또 이 채권의 금리가 높아 향후 만기도래했을 때 고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높은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자금 확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제상황이 100% 진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용자금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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