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수출을 통한 녹색성장

2008-12-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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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휘 KOTRA 통상조사처장
 

수출이 위기다. 2008년 11월부터 수출이 줄어들더니 연말까지 수출이 다시 늘어났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더욱이 새해 상반기 수출도 그다지 좋을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수출산업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이라면 피나는 노력과 의지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글로벌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어 대부분의 나라들이 우리 수출품을 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크다.

그러나 걱정만 하고 있기에는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기존 시장이 막혀 있다면, 다른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그 돌파구 중 ‘환경시장’이 있다. 환경시장이란, 환경오염의 사전예방 및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재화나 서비스, 기술을 제공하는 환경산업들로 구성된 시장을 말한다. 폐기물 및 위험물 처리, 대기 및 수처리, 재생에너지 등이 이에 속하는 주요 분야이다. 세계 환경시장은 약 6900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추정이 되며, 미국,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환경시장은 선진국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붐과 개도국의 환경개선 프로젝트 확대와 더불어 계속 커지고 있다는 데 매력이 있다. 미국에서만 약 11만8000개의 기업이 환경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의 경제활동은 미국 전체 GDP의 3%를 차지한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이른바 ‘그린 뉴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밝히고 있어 앞으로 미국 환경시장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의 환경시장도 아직 미약하지만, 앞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점에서 많은 국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동남아 국가들이 일제히 환경개선을 통해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만 2006년부터 5년 동안 수질 및 대기오염 처리 등을 위해 약 200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다른 국가들도 경기진작책의 일환으로 환경개선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조선, 철강 등 환경 연관산업이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 있다. 무한한 잠재력을 보유한 확대일로의 환경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은 이미 마련된 상태인 것이다. 특히, 폐수 등 사후처리 기술은 거의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서 이 분야의 개발 사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남아, 중국 등으로의 진출이 매우 유망하다. 이처럼 환경기술이 수출되면, 관련된 설비, 기계류 등으로 연계수출이 이어져 수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산업이 기회다. 만약 지금 우리가 세계 환경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IT에 이어 또 다른 수출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때마침 우리 정부도 녹색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도입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여 녹색수출을 통한 녹색성장을 꿈꿔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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