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85개 최종 중점처리법안 확정
민주당에 이어 선진당도 반대하고 나서
한나라당이 연내 중점처리 법안 85개를 28일 최종 확정했으나 민주당 등 야권이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경제법안 처리 전망이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與, ‘MB법안’ 그대로 간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처리법안 114개 중 30개를 제외했다”며 “야당과 대립할 법안은 몇 개 없고, 대부분 헌법불합치 법안과 경제살리기 법안, 예산 부수법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85개 법안 중 산업은행 민영화를 취지로 하는 산은법, 한미FTA비준안,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민감 현안은 그대로 있다.
원내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 우려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홍 원내대표 말 대로 지금은 정면돌파 할 때”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현재로선 민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어 김형오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는 한 접근이 쉽지 않아 국회통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경호권을 발동하더라도 표결마다 일일이 버튼을 누르는 시스템 때문에 야당의 방해가 있을 경우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또 지금 상황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어 홍준표 원내대표로선 단독처리 시 숱한 비난을 각오해야 할 상황이다.
야당의 방해로 연내 처리가 실패할 경우 홍 원내대표의 지도력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지도부로선 쟁점법안에 대한 여론 향배와 관계없이, ‘무기력한 172석 거대여당’, ‘지도부의 리더십부재’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계륵’ 상황에 빠진 원내대표단 관계자는 “(야당과) 막판대화도 생각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연내처리는 기정사실화 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연내처리, “사실상 물 건너 가”
민주당은 원혜영 원내대표가 한때 홍준표 원내대표와 대화는 없다고 밝힐 만큼 강하게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또한 ‘MB법안’ 강행에 따라 한나라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는 경제법안들이 그대로 있는 만큼 여러모로 본회의 의결에 차질을 줄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재벌은행법 등 MB표 반민주․친재벌 악법을 즉각 철회하라. 이들 악법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며 “임시국회는 여야 합의가 가능한 민생법안만을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본회의장 점거를 풀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보수 성향 교섭단체인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단독 강행처리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한나라당은 외통위의 강행처리를 사과해야 하고 연내 처리 법안과 내년 처리 법안에 관해 야당과 진지한 협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여론이 이 같이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사실상 연내처리 방침은 물 건너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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