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1180선에서 1110선까지 되밀리며 조정을 받는 모습였습니다. 반등장에서 오름폭이 컸던 건설주와 은행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했죠. 증시에 비해 외환ㆍ채권시장은 뚜렷한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원ㆍ달러 환율은 1290원대로 떨어졌고 CD(양도성예금증서)와 회사채 금리도 모두 떨어졌죠. 이번주도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으로부터 증시 전망을 들어보겠습니다.
문진영: 지난주 증시는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하며 1110선으로 거래를 마쳤는데요. 조정이 길었던 만큼 이번주는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곽중보: 이번주 첫 거래일인 29일 증시는 12월결산법인 현금배당에 따른 이론 배당락(-28.93포인트, -2.59%)을 고려할 때 1100선이 붕괴된 채 시작될 가능성이 크죠. 최근 반등장을 이끌었던 재료 대부분이 내년 들어 소진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에 미리 반영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연말 윈도우드레싱이나 배당 매력 같은 재료가 내년 장에서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죠. 따라서 다소 보수적인 시각에서 경기방어적인 업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유리해 보입니다.
문진영: 내년초 증시 분위기도 어두울 거란 말씀 같은데요.
곽중보: 내년은 세계적인 실물경기 침체로 국내 증시 역시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폭락 이후 이듬해는 강한 반등을 보였다는 과거 경험도 되새길 필요가 있어요. 지난해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인 2000선을 찍은 뒤 올해는 1년만에 다시 세 자리수 지수를 경험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연간 하락률은 이달 26일 현재 -41.08%입니다. 이는 2000년 IT버블 붕괴시기인 -50.92%보다는 적지만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는 비슷한 수준이죠.
문진영: 11월 들어서는 선진국 경기침체 여파로 한국이나 중국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는데요. 국내 수출주 전망을 어떻게 보세요.
곽중보: 요즘 같은 수출 감소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각국 정책당국 지원책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수출관련주는 보수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겠죠. 다만 자동차주와 반도체주는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문진영: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정책재료 소진과 경기침체 가속화로 당분간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거 같은데요.
곽중보: 추가적인 반등을 이끌 재료가 부족한 만큼 한동안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이번주는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매매보다 보수적인 관망을 권하고 싶습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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