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FTA협상 새해 재개가능성 커

2008-12-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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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협상 재개 희망, 우호적 분위기 형성

4년 이상 논의가 중단된 한국과 일본 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새해 들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우려로 재계 및 관가에서 한일FTA 논의 재개 필요성이나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다 일본도 내년에 한일FTA 협상을 재개하자는 희망을 피력하면서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수면위로 떠오른 한일FTA
기획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의 진석규 전략기획 단장은 25일 “일본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한일 FTA를 원하고 있어 우리는 모니터링을 통해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말해 한일 FTA 협상 재개를 예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13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소 타로 일본 총리가 “가능하면 내년 EPA(한일FTA) 협상이 재개됐으면 좋겠다”는 의사표명을 한 것으로 시작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일 무역이 위축돼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이 우리에게 다시 FTA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국내 경제 영향을 고려해 명확한 답변은 피했지만, ‘비즈니스 프랜들리(기업친화적) 정부’를 천명하고 있고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해 대외개방이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일본과 FTA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달 초 “우리한테 정말 중요한 것은 수출입을 위한 FTA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FTA”라면서 “일본과도 FT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농수산업 '득', 제조업 '실'
한일 FTA는 FTA 때마다 최대 피해산업인 농수산업이 득을 보는 몇 안 되는 FTA라는 점에서 우리의 부담은 적은편이다. 그러나 다른 산업계의 이해와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04년 기준 한국의 관세율은 12.1%, 일본의 관세율은 5.6%로 일본의 관세장벽이 훨씬 낮다. 이 때문에 FTA가 체결되면 제조업 등 한국 주력산업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장 다변화와 함께 한미FTA는 물론 일본 중국과의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일 FTA로 양국 간 관세·비관세 장벽이 철폐되면 우리의 대일 무역적자액이 61억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도 “개도국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개도국 수출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중남미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경제적 타격이 낮기 때문에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한미FTA는 물론, 한일·한중 FTA 체결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한미FTA를 조속히 마무리 짓는 한편 협상 마무리단계에 있는 EU, 인도와의 FTA도 조기에 체결하고 일본과 중국 등 아세안 FTA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대일 무역 역조로 우리 쪽의 불균형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산품, 자동차, 기계류의 제조업을 하는 업체의 경우 적자 폭이 늘어나는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한나 기자 h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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