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하이닉스반도체에 8000억원을 지원키로 잠정 합의한 바 있는 하이닉스 채권단이 23일 이를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세계 D램시장 2위, 낸드플래시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동안 지속된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안정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외환, 산업, 신한, 우리, 농협 등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소속 금융회사들은 23일 5000억원의 신규대출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8000억원을 지원하는 ‘하이닉스 유동성 지원방안’을 가결했다.
5000억원의 신규 대출시기는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대출규모는 산업은행에서 2500억원을 부담하고, 외환, 우리, 신한, 농협이 625억원씩 각각 지원한다.
또 일반공모를 통해 300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산업은행이 30% 가량을 떠안고 나머지는 다른 금융사들이 분담키로 했다.
주주협의회는 또 내년 말까지 하이닉스의 만기도래 여신에 대해 상환을 연장하는 한편, 인위적인 여신회수를 금지키로 했다.
아울러 기업당좌대출과 수출환어음 매입, 유산스 신용장 등 한도성 여신사용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번 주주단의 전폭적인 유동성 지원 결정으로 신규자금 약 8000억원, 만기연장 등에 따른 자금조달 효과 약 1조8000억원 등을 포함해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개선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시장의 장기불황에 대비해 내년에 최대 2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었다.
이번에 조달키로 확정한 8000억원과 이미 가동중단에 들어간 공장 및 용인연수원, 야구장 등의 자산매각을 통해 약 1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8월부터 200㎜ 웨이퍼 생산공장인 이천 M7을 비롯, 청주 M9, 미국 유진공장 등 3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내년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총 3조8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은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황이 내년말까지 지속된다해도 2조원 정도만 조달되면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말 기준 현금보유액이 1조2000억원에 달했으나, 계속된 영업적자로 12월 현재 현금이 8000억원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내년에 하이닉스의 EBITA(영업활동에따른현금흐름)는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8000억원이 신규로 지원되면 하이닉스는 내년에 유동성 확보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