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는 구절이 있다.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역지사지의 가르침이다. 이 교훈을 한나라당 이춘식 의원만큼 실천으로 보여주는 의원도 드물 것이다.
이 의원이 초선이라고는 해도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안국포럼 출신이다. 또 그 중에서도 좌장 격에 속하는 그인지라 어딜 가든 ‘입김’을 행사할 만하지만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이 의원을 잘 아는 측근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후덕하다. 한참 아랫사람의 개인사정까지 체크해 배려한다”고 전한다.
이 측근에 따르면 한 번은 이 의원이 공휴일에 급하게 출장을 나가야 할 일이 있었다. 마침 그의 운전기사도 근처에서 등산을 즐기다 귀가하는 중이었다. 소식을 들은 보좌진들이 운전기사를 재촉하려 했지만 이 의원은 “절대 연락을 취하지 마라”며 만류하고 혼자 나갔다고 한다.
아랫사람이지만 휴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굳이 연락해서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마음씀씀이인 셈이다. 물론 그는 이 운전기사 뿐 아니라 기타 아랫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대한다고 한다.
이 의원은 또 진정한 ‘민생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도 터득하고 있다.
여느 의원 같으면 장애인시설이나 빈민단체 등을 방문하면 구성원들 보다는 그 단체의 장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지만 이 의원은 그렇지 않다.
한 달 100만원 수입 이하 빈민층이든, 기러기 아빠든 반드시 그 단체 구성원들과 5~6번 이상은 만나 소박한 술자리를 벌인다. 물론 그에게 있어 이런 자리에 비싼 양주 등은 금물이다.
이러한 이 의원 특유의 ‘친화력’은 이후 의정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도 특히 눈여겨봐야 할 주안점일 것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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