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다단계 사기극이 벌어져 월가는 물론 전세계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 사기극의 주인공인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 버나드 메이도프(70)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으로부터 17일 가택연금 조치를 받고 전자감시장치를 착용하게 됐다.
메이도프는 월가 최악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혐의로 수배됐으며 이날 조치로 자유로운 외출이 허용되지 않게 된다.
폰지 사기란 허황한 고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뒤에 들어오는 투자자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이익을 챙겨주는 것을 의미한다.
메이도프는 법원에 출두해 보석조건에 대한 협의를 하고 약속을 어겼을 경우 그의 아파트와 저택 등을 몰수당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메이도프는 오는 22일까지 보석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메이도프는 보석협의에 대한 보증서에 4명의 보증인이 필요한 상황이나 부인과 형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채울 보증인으로 아무도 나서지 않아 대응책으로 부인의 여권을 반납하고 주택을 담보로 내놓는 것에 합의했다.
불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융감독당국의 감독 실패로 야기된 메이도프 사기 사건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는 34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의회 등이 자체 내부 조사에 나서 감독 업무에 잘못된 점을 찾아 나서고 있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자체 조사를 실시했지만 직원들의 비리에 대한 의혹은 없다고 밝혔다.
의회 역시 이번 사기 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폴 캔조스키 하원 자금시장소위원회 위원장은 메이도프 사기와 관련한 의회 조사를 내년 1월 초에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메이도프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태. 증권투자자보호공사(SIPC)는 이와 관련한 대책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메이도프투자증권의 청산과 투자자의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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