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플레 악령이 온다

2008-12-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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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채산성 악화 불가피 디플레

신용위기 사태 해결을 위해 전세계 주요국들이 총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상품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급등세를 나타내던 국제유가까지 큰 폭 하락하면서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플레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기업들이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디플레가 깊어질 수록 기업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가격을 끌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생산 감축과 고용 축소라는 결과를 낳게 된다. 고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위축시키고 이는 다시 기업들의 가격 인하 압력을 높이는 악순환을 연출하게 된다고 CNN머니가 1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사진: 디플레 압력 고조로 기업들의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매장.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에서 포착되고 있는 디플레 조짐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코노믹 아웃룩 그룹(EOG)의 버나드 버몰 대표는 "연준이 공개시장위원회 성명문을 통해 밝혔듯이 최근 위기는 단순한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이로 인한 불황"이라고 말했다.

버몰 대표는 "지난달만 해도 내년 디플레 가능성은 10~20%였다"면서 "그러나 현재 내년 디플레가 휘몰아칠 가능성은 30%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디플레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사상 최대치인 1.7%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지난 3개월간 소매 물가는 연율로 10% 빠졌다.

유가 급락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 근원 CPI 역시 11월에 0.1% 하락했다. 근원 CPI가 하락한 것은 1982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제로 수준으로 연방기금목표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사실상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지만 경기침체와 디플레를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에 대한 심각성은 인정하지만 디플레이션이 도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데이빗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현재와 같은 침체는 201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르구스 리서치의 리치 야마론 경제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디플레이션 지수의 흐름을 감안할 때 현재 디플레 가능성은 지난 1998년과 2002~2003년보다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시장과 연준을 믿는다"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하락은 일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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