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불황 타개 전략은

2008-12-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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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 상황은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빚더미에 올라 앉은 서민 가계는 파탄으로 치닫고 있고 쓰러지는 기업들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해 온 4대 은행의 서바이벌 경쟁도 한층 격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위기일수록 활로를 모색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내년에는 내실 경영과 성장동력 확충이라는 2가지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은 세밑, 내년을 준비하는 4대 은행의 분주한 노력을 들여다본다.

◆ 국민은행 '뉴 스타트' 경영으로 글로벌 뱅크 도약 =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국민은행 통합 7주년 기념식에서 '뉴 스타트' 경영을 선언했다.

강 행장은 "대내외적인 금융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며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원화 및 외화 유동성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내실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와 함께 강 행장은 국내 리딩 뱅크에서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미래 수익 기반을 확충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는 강조했다.

강 행장이 꼽은 캐시 카우(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는 퇴직연금 시장이다. 강 행장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업계 1위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금융지주회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분야도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특히 부동산 매각 자문과 소형 인수합병(M&A) 자문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자통법 시행 기다리는 신한은행 =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 중에서도 은행 부문과 비은행 부문이 가장 조화를 이룬 그룹으로 정평이 나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형 증권계 투자은행(IB)이 몰락하고 은행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IB 모델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신한은행에 쏠리는 기대감도 크다.

신한은행은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발맞춰 그룹 내 자산운용사와의 공조 체제를 확고히 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신상훈 신한은행장에 대한 후계 작업을 잡음 없이 끝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 우리은행, 부실채권 청산이 도약의 첫 걸음 = 우리은행은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 등 전임 수뇌부가 무리한 자산 확대 경쟁을 펼친 데 따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건설사나 중소기업 관련 부실채권을 관리하고 자본 수준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내년에도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도 이와 맞물려 있다. 우리은행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 지원을 위한 기업 구조조정 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의 주식 관련 권리를 양도받고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메자닌 금융'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이종휘 우리은행장과 이순우 수석부행장 등 신임 지도부는 서울 본점은 물론 지방 영업본부를 잇따라 방문하며 위축된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한 행보도 발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 하나은행, "기본으로 돌아가라" = 올해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각종 악재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하나은행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당초 대규모 M&A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미루고 내실 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히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을 중심으로 개인금융 부문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지주 내 매트릭스 조직도 개인금융 부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쌓인 부실을 털어내고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인수해 은행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청사진도 동시에 마련 중이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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