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하반기부터 LCD패널 업황이 급격히 침체되기 시작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패널 업체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내년에도 당초의 계획대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LCD패널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IT용 LCD패널 가격의 경우 지난 6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10월에는 지난 5월보다 무려 30%나 하락했다. TV용 LCD 패널 가격도 10% 정도 떨어졌다.
이에 따라 LCD패널 업계는 지난 3분기부터 IT패널의 재고조정에 들어갔고, 4분기부터는 TV패널의 재고조정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LCD패널 시황에 따라 약 5% 내외에서 생산량을 조절해왔으나, 이달부터는 생산량을 30% 줄였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달까지 공장가동율을 90∼95%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이달부터 생산량을 30% 가량 줄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내년 2분기부터 아산 탕정LCD공장에서 신규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던 8세대 라인(8-2-1단계 라인)의 가동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처럼 LCD업황의 어려움속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신규 라인의 양산시기를 늦추지 않는 것은 LCD패널 가격이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무관치 않다.
또 8세대 신규 라인은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사가 공동 합작으로 설비투자를 했기 때문에 양산에 들어가더라도 안정적인 수요처가 이미 확보된 상태라고 보고 있기 때문. 이 8세대 신규 라인의 생산능력은 월 6만장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세대 신규 라인의 양산시기는 당초부터 내년 2분기였고,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은 시황이 좋아졌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공급 과잉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LCD 패널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웠던 계획을 내년에도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라인 가동 일정을 연기할 경우 복잡하게 연계돼 있는 부수적인 차후 과정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양산 시점은 계획대로 진행하는 대신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불황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6세대 라인 증설과 8세대 라인의 경우 가동 시기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램프업(Ramp Up, 생산량을 늘려나가는 과정) 속도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개최된 이사회에서 경북 구미에 6세대 LCD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2•4분기 가동을 목표로 1조361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50인치 이상 LCD TV 공략을 위해 파주 8세대 생산라인 건설 투자는 변동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2008년 설비투자 계획은 6세대 LCD 라인 증설 투자 및 내년 1분기 가동 목표인 8세대 LCD 라인 투자 등을 포함해 약 4조5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구미 6세대 LCD 생산라인이 증설되면 생산능력은 17만장에서 23만장으로 늘어나게 된다. 파주 8세대 라인은 8만3000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박재붕, 정경진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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