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 논란을 일으켰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6종 206곳이 수정ㆍ보완돼 내년 3월 신학기 교과서에 반영된다.
이중 남북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과 김일성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기술 등 정부가 출판사에 강제로 수정을 권고한 것은 53건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교과서포럼 등이 문제를 제기했던 금성출판사 등 6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 중 206곳을 수정ㆍ보완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정ㆍ보완되는 내용은 교과부가 수정권고한 53건, 단순 문구 조정 등 추가로 수정한 내용이 51건, 집필진이 자체적으로 수정한 내용이 102건이다.
출판사별로는 금성이 교과부가 결정한 수정권고 내용 38건을 포함해 73건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중앙 40건, 두산과 천재교육 각 26건, 법문사 25건, 대한 16건 순이다.
교과부가 수정을 권고한 내용은 ▲미.소 군정과 관련해 서로 성격이 다른 사료비교 ▲8.15 광복과 연합군의 승리에 대한 부정적 기술 ▲김일성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기술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 등이다.
집필진이 자율적으로 수정한 것은 ▲이승만 정부의 정통성을 폄하한 부분 ▲남북관계를 평화통일이라는 한가지 잣대로만 서술한 부분 등이며 추가수정된 것은 단순 문구결함이나 사진 설명 등이다.
덕수궁에서 열린 미.소공동위원회 개최 전 담소를 나누는 사진에서 `미국측 `점령군' 사령관 하지 중장'이 `미국측 `위원' 하지 중장'으로 바뀌는 식이다.
교과부는 "청소년의 바람직한 역사 인식 및 국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과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교과서에 올바르게 기술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그간 교과서포럼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6개 기관에서 교과서 내용 중 253개항에 대해 수정 요구를 받고 국사편찬위원회에 분석을 의뢰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교과서 수정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김태웅 서울대 교수 등 금성 교과서 저자 5명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교과서를 수정할 수 없도록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은 "이번 교과서 수정은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돼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서글프다"며 "가처분신청 결과에 따라 교과부 등을 상대로 다음 단계의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