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건설업계 경기침체 전이 ‘직격탄’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도 업계 상황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건설과 같은 수요산업의 경기침체 여파가 그대로 전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윤식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철강경기가 전체적으로 안 좋아 내년 철강업계의 상황이 좋을 것 같지 않다”면서 “특히 자동차 생산량이 전 세계적으로 줄고 있어 그에 따른 강판생산량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의 매커니즘상 강판생산량 하락에 따른 관련업계의 매출하락이 불가피 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포스코의 경우 세계 동종업체들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뛰어나 다른 곳 보다는 많은 이익을 낼 것”이라면서도 “동국제강의 경우 슬라브 등 원재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환율상승에 매우 취약한 수익구조인 탓에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상 환율 10원 상승 시 약 18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현대제철에 대해서도 그는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봉형강 쪽 수요가 줄어들어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철강협회가 최근 내놓은 ‘2009 철강재 수급전망’ 보고서도 이러한 예측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철강협회는 내년 조강 생산량이 올해 생산량 추정치보다 1.6% 감소한 5311만t에 그칠 것이라면서 전기로 제강 업체들의 신설비 가동 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철강수요 감소에 따른 감산 영향으로 증가세를 이어 오던 조강 생산량이 내년 들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에는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조선을 제외한 제조업이 부진하면서 명목소비가 올해 5930만t에서 9.5% 감소한 5360만t으로 내려가고 수출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재고를 우선 소진하는 쪽으로 수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맑은 곳이 거의 없다”면서 “글로벌 감산 폭에 따라 철강업계 상황은 달라질 수 있어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업종과 건설업종 등 철강수요업종들이 위축돼 있어 내년도 전망이 명쾌하지 않다”면서 “게다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얼마만큼 떨어질 것이냐에 따라 제품가 변동 리스크가 산재해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이와 맥을 함께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은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면서 “공급량이 부족한 후판은 (매출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쪽이 어려워 그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업계 침체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자동차, 건설과 같은 후방산업이 살아난다면 내년 하반기쯤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업계 곳곳에 변수가 많아 예측불허인 상태”라면서 “업계 상황은 전체적으로 나쁘지만 다른 철강사들에 비해 동국제강은 조선용 후판 의존도(60%이상)가 높아서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의 올해 후판 생산량은 1분기 67만5000t, 2분기 67만3000t, 3분기 68만4000t으로 점진적인 증가세에 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