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으로 인수가격 협상 난항 예고
금호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금융기관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는 미국계 보험사인 푸르덴셜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호생명의 시가총액이 급락한 가운데 금호그룹은 인수 가격으로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어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호생명은 12일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입찰에는 푸르덴셜과 메트라이프,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 7~8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프랑스계 보험사 악사(AXA)와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롯데그룹 등은 입찰을 포기했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입찰제안서를 검토한 후 조만간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수 가격을 놓고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현금 확보 차원에서 금호생명을 매물로 내놓은 만큼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금호생명 주가가 1만원선 밑으로 추락하면서 시가총액이 6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과 금호그룹의 기대 사이에 꽤 큰 간격이 존재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보험사나 사모펀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올라 외국계 보험사의 자금 조달 여건이 좋아진 반면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신용경색으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금호생명 고위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푸르덴셜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금호생명 내부에서는 회사 내 메트라이프 출신 보험설계사들이 많아 메트라이프에 매각될 경우 설계사 간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매각 상대로 외국계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 여건을 감안했을 때 외국계가 유리한 것으로 사실"이라며 "가격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연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