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백수' 상태에 놓여있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해 추가 취업을 원하는 이른바 '반백수' 숫자가 1년 사이 16만7천명이나 늘어 31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규 일자리 수는 7만8천명에 불과, 필요한 일자리의 4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그나마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돌입하면서 고용 한파는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11월 통계상 공식 실업자는 7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7천명(2.3%) 늘어났다.
이는 적극적으로 구직 의사를 밝힌 사람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일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일할 의사가 없거나, 구직을 포기한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사실상 백수' 상태에 놓여있는 이들의 숫자는 급증한다.
기업체 입사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이른바 취업준비자는 11월 기준 55만2천명이었고 아프거나 취업이 어려울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지만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어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132만7천명에 달했다.
또 지난 1년 내 구직활동에 나서봤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실망해 더 이상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는 구직단념자는 모두 12만5천명이었다.
실업자(75만명)와 구직단념자(12만5천명), 취업준비자(55만2천명), 그냥 쉬는 사람(132만7천명)을 모두 더할 경우 사실상 백수는 275만4천명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일은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한 불완전취업자, 즉 반(半)백수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11월 기준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취업 희망자는 41만7천명으로 1년 전에 비해 6만4천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백수 상태에 놓여있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한 반백수들을 모두 합하면 11월 기준 317만1천명에 달해 1년 전인 지난해 11월(300만4천명)에 비해 16만7천명 증가했다.
문제는 금융위기발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고용사정이 내년에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소비부진 심화, 수출증가세 둔화, 기업의 인력운용 보수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14만명)보다 10만명 줄어든 4만명 내외에 그치고 실업률은 같은 기간 3.2%에서 3.4%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내년 상반기에는 일자리수가 아예 4만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3.6%), 삼성경제연구소(3.5%), LG경제연구원(3.4%) 등 국책.민간연구기관들의 내년 실업률 전망치 역시 올해에 비해 0.3∼0.4% 가량 상향 조정돼 최근 고용한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실업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10월 6.2%로 1년 전에 비해 0.6%포인트 올라갔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7.7%로 같은 기간 0.4% 상승했다.
국가별로 보면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6.5%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 상승했고, 스페인은 4.3% 급등한 12.8%로 집계됐다. 캐나다(0.4%포인트), 프랑스(0.2%포인트), 헝가리(0.4%포인트), 룩셈부르크(0.2%포인트), 스웨덴(0.7%) 등도 1년 전에 비해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고용사정이 전반적으로 심하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