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진 가운데 성동조선해양, 대한조선과 같은 중소 조선업체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대형 벌크선 건조를 비롯 자체 선형개발, 신 건조공법을 적극 도입하는 등 불황타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최근 육상건조방식으로는 세계최대인 17만t급 벌크선 건조를 완료하고 바다에 띄우는데 성공했다.
육상건조방식이란 선체를 육상에서 건조한 뒤 물위에 떠 있는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부유식 해상구조물)로 이동시킨 후 도크를 잠수시켜 선박을 진수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현대삼호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기존 육상건조방식기록(16만5000t급 원유 운반선)을 깬 것이어서 그 의미는 각별하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세계선두에 있는 한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라면서 “이번 진수는 세계 조선 산업 1위인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계기”라고 자평했다.
성동조선해양은 2006년 세계 최초로 자체개발한 GTS 공법(Gripper-Jacks Translift System)을 적극 활용해 로드아웃(육상에서 건조된 선박을 해상으로 끌어내는 작업)시간을 기존 5~6시간에서 4시간으로 단축시켜 제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전남 해남조선소 1도크에서 ‘HN1003’호 건조를 완료하고 지난 9일 진수식을 가졌다.
‘HN1003’호는 지난 달 20일 ‘C. WINNER’호를 성공적으로 인도한 데 이은 대한조선의 네번째 건조선박으로 노르웨이 골든오션그룹이 발주한 길이 289m, 폭 45m의 17만500t급 벌크선이다.
특히 대한조선은 조선업계 침체상황에도 불구하고 생산 공정 개선과 신공법 개발, 원가절감을 통해 내년 9척의 선박을 진수하고 그 중 8척을 선주사에 인도해 흑자경영을 이룩한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선박을 건조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로 작업 숙련도를 높이고 오작(誤作)을 줄여 2개월에 1척 생산하던 것을 1.2개월로 단축시킬 것”이라면서 “1도크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는 연초부터는 탠덤(Tandem)공법을 추진해 도크 회전율을 높여 생산계획량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공법은 연장된 1도크에서 동시에 1.5척을 건조해 도크회전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아울러 그는 “2009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18만t급 벌크선 건조를 위해 현재 건조 중인 17만500t급 벌크선보다 길이가 3m 이상 긴 최신선형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면서 “동급선박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선형개발이 완료되면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