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부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시작한지 열흘 만에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초반에는 삼겹살 보다는 비싸고 한우보다는 저렴한 가격공세로 인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이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량은 60t에 그쳐 지난주 대비 20%나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지난주 대비 15%나 감소했다. 홈플러스는 2.7%의 신장률에 그쳤다.
오히려 한우는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되기 시작한 같은 기간 동안 지난주 대비 20%이상 신장했다. 돼지고기도 3% 증가했다.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매출이 급감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일단 올해는 소비자들이 광우병 파동과 GMO(유전자변형)식품, 멜라민 등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상태다. 아무리 저렴한 가격으로 마케팅을 불사한 다해도 이 벽을 단기간에 뛰어넘기는 힘들다.
또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잔뜩 움츠려 있어 지갑이 열리지 않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여파로 예전보다 가격이 저렴해진 한우와 돼지고기 등이 동반 할인 행사에 들어가면서 시장 장벽이 더 높아진 상태다.
그럴듯한 이 명목 뒤에는 사실 대형마트들의 상술이 그대로 내제돼 있다. 올해 9, 10월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그들은 이를 만회할 기회가 필요했던 것.
지난해처럼 대형마트들이 각자 판매망을 확보하는 대신 한국체인스토어협회를 통해 단체 행동에 나선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체인스토어협회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결정’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제2002-14호)의 사업자단체활동지침’의 금지행위로 ‘상품의 생산 또는 거래시에 그 상품의 종류 또는 규격을 제한하는 행위 가운데 새로운 상품의 개발·생산·판매 등을 제한하거나 공동으로 결정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들의 행보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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