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협, 내년 2월까지 4만명 대상 윤리ㆍ법률 교육
지속생존 위한 적극적 직업윤리 주안
금융투자전문가 양성 매년 30억 투입
경제위기에 따른 주식시장 불황으로 금융사와 투자자 사이에 분쟁이 늘어나면서 '윤리경영'이 증권가 새 화두로 급부상했다.
증권사로서는 생존 기반인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현안인 만큼 임직원이 모여 윤리강령 준수를 다짐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4만 증권인 교육 산실=4일 증권업협회는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금융투자 윤리와 자본시장 법규 과정을 개발하고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증권사 임직원 3만9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증협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주권시대를 맞아 증권업 종사자 윤리의식이 최고 덕목으로 떠오름에 따라 교육을 준비하게 됐다"며 "금융투자상품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자통법 시행으로 윤리에 대한 자율적 규율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협은 금융기업 지속경영 필수조건으로 윤리경영이 부각됨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위원회를 통해 윤리과정을 개발해 왔다"고 덧붙였다.
증협은 윤리경영 교육과 함께 이달 중순부터 자통법 관련 교육도 실시한다. 이 과정을 통해 증권업 종사자가 자통법 개관은 물론 금융투자상품, 증권 발행과 유통, 집합투자기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들 교육 과정은 자통법 체제 내에서 금융투자인으로서 지녀야 할 직업윤리관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기존 사고방지 목적인 소극적 직무윤리 보다는 지속생존을 위한 적극적 직업윤리에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며 "이를 위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이해'라는 표준교재도 지난달 발간했다"고 덧붙였다.
증협은 교재 저자를 강사로 활용해 교육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법률 과정은 온라인 교육으로 이뤄지고 윤리 과정은 별도 제작한 CD를 제공한다.
◆전문가 양성 30억원 투입=증권업계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 양성에도 증협이 팔을 걷었다. 증협은 올들어 글로벌 금융투자전문가 양성을 위해 협회비가 아닌 협회 적립금을 통해 매년 30억원을 투입하는 마스터플랜을 내놨다.
증협 관계자는 "그동안 고급인력 유치가 외부영입에 치우쳤지만 글로벌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 전사를 자체 육성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증권사 임직원 교육과 연수를 맡고 있는 증권연수원을 금융투자교육원(가칭)으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말했다.
협회가 추진하는 전문인력 양성 마스터플랜은 '석사학위 취득 과정'과 '고급 금융투자전문가 과정', '국내대학 연계 과정'으로 나뉜다.
특히 올해 협의를 마치고 내년 2월부터 시작될 석사과정은 영국 금융투자전문대학원인 레딩대와 제휴를 통해 이뤄진다. 학위 취득기간인 1년 가운데 전반 9개월은 원격화상교육과 평가시험을 진행하고 후반 3개월은 영국 현지 교육을 실시한다. 고급 금융투자전문가 과정은 학비 절반이 지원되는 석사과정과 달리 전액 학비지원이 이뤄지며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업무가 중심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글로벌 IB과정과 금융공학 과정을 진행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진 금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며 "증협 차원에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금융당국 뒷받침과 지원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며 "당국이 적극적으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적 배려를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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