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지수가 한 달만에 또 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을 위한 대주단협약이 업체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지 못하면서 중소·중견업체는 물론 대형 건설사들의 경기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14.6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달(31.1)에 비해 16.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CBSI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1년 5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지수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50선을 맴돌다 10월과 11월 두 달새 35.5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역시 단기간 내 사상 최대 낙폭이다.
업체 규모별로는 대형업체 지수가 7.7로 전월에 비해 36.7포인트 내리며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2004년 10월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33.3)보다 25.6포인트나 추락한 것이다.
중견업체(17.9)와 중소업체(19.7) 지수 또한 전월에 비해 각각 0.7포인트, 10.9포인트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업체 규모와 상관 없이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 편차도 사라져 서울지역 업체 지수는 전월 대비 23.8포인트 하락한 9.8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공사물량지수는 전월 대비 4.4포인트 하락한 39.9를 기록했다. 공종별로는 토목물량지수가 전달에 비해 12.8포인트 내렸고 주택·비주택물량지수도 전월 대비 각각 10.1포인트, 16.5포인트씩 하락했다.
자금조달지수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0월에 비해 14.4포인트 하락한 28.2를 기록해 건설업계가 겪고 있는 최악의 자금난을 반영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수가 한 달만에 또 사상 최저치를 갱신한 것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늘면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지만 대주단협약이 유동성 위기에 대한 업계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산연은 이달 건설경기 전망 지수는 16.6을 기록해 지난달과 비슷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향후 건설 경기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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