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한파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나서지 않는 '청약률 제로'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전국에서 청약에 나선 사업장 네 곳 가운데 한 곳이 청약률 제로 단지로 나타났다. 또 전국에서 청약률 제로 단지 비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으로는 울산이 꼽혔다.
3일 금융결제원이 집계한 청약경쟁률 자료(순위내 청약 기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청약을 접수한 사업장은 모두 388개 단지로 이 중 25.2%인 98개 사업장이 단 한 명의 청약자도 맞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모두 228개 단지가 청약에 나서 28개 단지(12.2%)가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지방은 청약을 접수한 160개 단지 가운데 43.7%인 70개 단지가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아 열악한 지방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에서 분양된 74개 단지 중 3개 단지(4%)가 청약률 제로 단지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경기지역은 128개 단지 중 25개 단지(19.5%)가 청약성적 '0'점을 기록했다. 청라지구 등 개발 호재로 몸값을 높였던 인천(26개 단지)만 유일하게 청약률 제로 단지가 없었다.
전국에서 청약률 제로 단지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울산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모두 15개 사업장에서 분양이 이뤄졌지만 73.3%에 달하는 11개 단지가 단 한 명의 청약자도 끌지 못했다.
울산의 청약성적이 저조했던 것은 지역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는 데다 평균 분양가마저 높아 수요를 불러 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말 현재 울산의 미분양 주택수는 9500여가구에 달하고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울산은 지난해에 주택이 대량 공급돼 공급과잉 상황이지만 분양가가 높아 분양시장 침체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을 앞두고 있어 울산지역의 주택 수요자들이 부산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는 점도 이 지역 분양시장을 급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이외의 지방광역시 중에는 대전이 5개 단지 중 3개 단지(60%)로 울산에 이어 청약률 제로 단지 비율이 높았고 광주(13개 단지 중 7개 단지ㆍ53.8%)와 대구(13개 단지 중 4개 단지ㆍ30.7%), 부산(15개 단지 중 1개 단지ㆍ6.6%)이 뒤따랐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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