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1일 오전 10시40분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세종증권 측 로비 요청을 받은 정화삼씨 형제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을 소개해주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오락실의 일정 지분을 노씨가 소유하고 이익금을 넘겨받은 단서를 포착했으며 이와 별개로 현금 등이 건네진 정황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먼저 노씨를 상대로 정씨 형제와 홍 사장으로부터 청탁받은 내용과 시기 및 방법, 농협회장에게 어떻게 청탁을 전달했는지 등을 확인한 뒤 다른 당사자들의 진술과 비교해 모순점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씨 형제로부터 청탁을 받았지만 묵살했다"고 해명했으나 이후 "홍 사장이 찾아와 부탁하기에 다음날 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 연락할 테니 들어봐라'고 했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검찰은 노씨에게 `소개비' 명목으로 경제적 이득을 약속받았는지, 홍 사장이 정씨 형제에게 건넨 30억여원 중에 본인의 몫이 포함돼 있는지, 30억여원 중에서 일부 현금을 건네받거나 오락실 수익금을 나눠 가졌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검찰은 전 대통령의 형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노씨를 일단 귀가시킨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 의혹 등 각종 혐의와 관련해 태광실업 비서실장과 전무, 상무 등 임직원을 이날 불러 조사했으며 회계자료와 주식매매 내역 분석을 끝낸 뒤 이르면 주말께 박 회장을 소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