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씨티그룹, 대마불사 먹힐까?

2008-11-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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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 설립 유력 골드만삭스·US뱅코프 인수 유력

미국의 간판 금융기관 씨티그룹이 파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씨티그룹 살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매각설이 나돌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씨티그룹에 대해 부실자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이 유력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드뱅크가 설립될 경우 씨티그룹은 부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 수십억달러를 회계장부에서 제거하고 1조달러가 넘는 부외자산(off-balance-sheet)을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주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는 등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진 시티그룹은 독성자산이 1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손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사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씨티그룹의 구제 방안으로 배드뱅크 설립이 유력시되고 있다.

AP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씨티그룹이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정책 당국과 지난 주말까지 잇따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씨티그룹 사이에 배트뱅크 설립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지분을 처분할 것인지 또는 정부가 구제금융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역시 끝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씨티그룹과 정책당국자들이 이르면 하루 이틀 안에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챔비에르 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배리쉬 매니저는 "금융기관 중 씨티그룹은 망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씨티그룹을 망하게 하는 것보다는 살리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는 특히 씨티그룹의 주가가 폭락세를 지속할 경우 고객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이는 다시 씨티그룹의 펀더멘털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씨티그룹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크레딧사이트의 데이빗 헨들러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씨티그룹의 주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고객들의 불안은 커질 것"이라면서 "씨티그룹 직원들 역시 위협을 느낄 것이며 자산 기준 미국 2위 은행인 씨티그룹의 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연준과 재무부 등 주요 정책 당국이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준의 미셸 스미스 대변인과 씨티그룹의 마이클 한레타 대변인은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통신에 따르면 현재 씨티그룹의 게리 크리텐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브라이언 리치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가 정부 당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판을 통해 씨티그룹의 운명에 대해 4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경영진 교체와 파산보호 신청, 매각, 정부 구제 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을 인수할 금융기관으로는 골드만삭스, US뱅코프 등이 유력시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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