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은 숨진 딸에 대한 부검감정 결과 신경안정제의 혈중농도가 치사농도에 미치지 못하는 등 사인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자살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딸이 사망할 당시 쓴 자필 유서가 점점 흐릿해지다가 문장이 완결되지 못한 채 끝난 사실, 사망현장에서 수거된 알약 등에 대한 감정 결과 진정제와 수면제가 검출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타인의 외력에 의한 손상이나 기계적 질식 등에 의한 사인 가능성은 떨어져 보이고, 원고 딸의 남자친구가 며칠 뒤 동반자살을 예고하는 글을 남긴 뒤 자살한 점 등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원고들은 딸이 지난해 4월 모 회사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그 해 9월20일 저녁 7시25분께 자신의 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자 보험금 1억1260만원을 청구했으나, 보험사 측이 자살로 인한 사망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