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언론이 희망이다

2009-01-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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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에 희망이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최근 흘러나오고 있는 한 대기업의 광고 문구다.

암울하기만 한 경제상황 속에서 탈출구를 제시하고 있는 이 문구는 취재현장에서도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다만 언론을 통해 이 같은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언론들 대다수는 이와 거리가 먼 기사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는, 일종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많아 씁쓸하다.  

“언론이 너무 침소붕대 한다. 가령 선박 발주취소의 경우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회사에 문제가 생긴 것 마냥 색안경을 쓰고 바라본다. 경제상황이 나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 치우쳐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뿐이다.”

조선․해운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당장 현장에 비치돼 있는 신문들의 1면을 훑어봤다. ‘캄캄’, ‘위기’, ‘불황’, ‘늪’과 같은 부정적 단어들이 경쟁하듯 제목을 점령하고 있었다.

경제전문가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긴 하나 향후 경제전망을 어둡게 바라보는 주장이 다수고, 그런 관점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각종 경제 상황들을 낙관적으로 해석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가독성을 고려, ‘눈에 띄는’ 제목과 내용을 뽑아야 하는 언론의 특성이 맞물려 위기설이 또 다른 위기설을 낳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손해는 다른 누군가의 이득이다. 시장규모가 작은 대한민국의 경우 특정 기업의 손익여부가 아닌 국가전체의 손익여부를 고루 따져야 한다. 100점 만점에 80점을 얻고 있는 상황 속에서 수십 점이 깎였다 하더라도 만점에 근접하기 위한 한 번의 감점임에 언론은 점진적으로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 영원한 불황은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업무의욕을 북돋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라는 부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희망이 또 다른 희망을 낳게 되는 셈이다. 이는 전적으로 언론의 방향성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언론이 ‘성공’, ‘화색’, ‘도약’, ‘기회’와 같은 희망의 단어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의 ‘액션’이 뒷받침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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