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은 20일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과 관련, 당이 중심이 돼 국회 법안심의 과정에서 야당과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이날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박희태 대표와 한승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종부세 개편방안을 두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 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차명진 대변인이 전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에서 헌법재판소 결정 이전에 정부가 제출한 종부세 개편안을 보고했으나, 홍준표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고 맞서 국회에서 야당과 협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내일부터 국회에서 조세법률안 심의에 들어간다"면서 "당정협의회에서 결론을 내리고 야당과 얘기하는 게 순서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야당을 설득하면서 결론을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국회 법안심의 과정에서 종부세 과표기준을 6억원으로 유지하되 부부 동거 1주택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공제를 우대 적용, 사실상 9억원의 과세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야당과 협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거 목적의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稅)감면 기준을 `8년 이상'으로 하는 안과 정부가 제출한 종부세 세율 `0.5∼1%' 인하안에 대해서도 야당과 세부 조정을 벌이기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회의에서 종부세 개편안을 당에 위임했기 때문에 과세기준을 비롯해 세율, 1주택 장기보유자 감면 기준 등을 놓고 야당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과세기준은 6억원으로 하고 세율은 정부안대로 `0.5∼1%'로 하되 야당과 협의 공간을 열어둘 것"이라며 "1주택자 장기 보유 기준에 대해서는 8년 이상으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 당정회의에는 박 대표를 비롯해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정부에서는 한 총리와 정정길 대통령실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각각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