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와 내수위축의 여파로 올 3분기 건설·부동산 및 음식·숙박업종의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반면 산업대출은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면서 20조 원대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중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동향' 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516조9000억 원으로 6월 말보다 23조5000억 원(4.8%) 늘었다.
산업대출금 증가액은 작년 4분기 19조8000억 원(4.7%)에서 올해 1분기 25조8000억 원(5.9%), 2분기 27조6000억 원(5.9%)으로 꾸준히 늘다가 3분기 들어 증가세가 더뎌졌다.
한은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등에 따라 증가 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부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면서 여전히 20조 원을 넘는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대출 규모가 커진 반면 경기에 민감한 건설·부동산, 서비스업의 대출금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제조업은 3분기에 12조 2000억 원이 늘어 전분기의 8조7000억 원보다 대출 증가액이 커졌다.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1조8000억원→ 2조8000억원), 자동차·트레일러(7000억원→ 1조3000억원) 등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석유·화학 부문에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을 조달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건설업은 3분기에 2조4000억 원이 늘어 올해 1분기 3조5000억 원, 2분기 3조8000억 원보다 증가액이 급감했다. 특히 건설경기 위축으로 종합건설업의 대출 증가액은 1조9000억 원으로 2분기 3조4000억 원의 절반으로 줄었다.
서비스업도 대출 증가액이 3분기 8조2000억 원으로 전분기 13조5000억 원의 60%에 그쳤다. 서비스업 중에서 도·소매업(3조9000억 원→2조3000억 원)과 부동산업(5조3000억 원→1조3000억 원), 숙박·음식업(5600억 원→1400억 원)의 증가 폭이 급격히 감소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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