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피치 등급전망 하향 `말도 안된다'

2008-11-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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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데 대해 증권업계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판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피치가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하며 제시한 논리들이 현실 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강한 어투로 반박했다.
피치는 전날 한국에 대해 대외적으로 글로벌경제의 부진, 대내적으로 은행 유동성 부족,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A+를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향후 신용등급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피치의 등급전망 하향 이유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먼저 은행의 유동성 문제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한국보다 더 심각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이 없다면 당장 연명하기도 힘든데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 은행들을 문제 삼아 국가 신용등급을 낮추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은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어야 하는 나라는 1등이 미국이고 2등이 유럽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세계적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국가가 거의 없는데 한국만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며 문제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부실기업들을 살리는 데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한국에만 고통스런 처방인 구조조정을 주문하는 것은 앞뒤 상황이 안맞는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아예 3대 신용평가사 중 상대적으로 마이너로 꼽히는 피치의 신용평가 내용이 말도 안되는 것이어서 고려할 가치가 떨어진다며 이번 국가등급 전망 하향 조정을 평가절하했다.

   피치는 과거 한국이 환란을 겪을 때도 짧은 기간에 신용등급을 무려 12단계나 하향조정했으며 이후 신용등급을 높일 때는 무려 7단계나 올리며 S&P 등 다른 경쟁사에 비해 변동성이 컸다는 점을 이 증권사는 부각시켰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피치사의 신용등급 결정 기준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신용평가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마이너업체라는 사실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날 피치사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고 시장이 급등한 점을 보아도 피치의 평가가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고 대우증권은 지적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한국은 외화자산을 2천400억달러나 보유한 나라이고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이 국채를 사주지 않으면 공적자금 조성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도 할 말은 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피치의 국가등급 전망 하향 악재는 2~3일도 가지않아 소멸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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